쑥~ 언니 어릴 적 간식은 사탕도, 과자도 아니었어요. 바로 연둣빛 완두콩! 마당 끝 가마솥에 껍질째 콩을 찌면, 김 사이로 퍼지던 그 고소한 냄새—지금도 생생하죠. 찐 콩을 식혀 손끝으로 톡 까면, 콩알이 말랑하게 튀어나와요. 한 알, 또 한 알—달콤하고 고소한 그 맛에 시간 가는 줄 몰랐죠. 요즘도 찜기에 살짝만 쪄서 알맹이만 꺼내 먹으면 어느새 그때 그 봄날, 마당 한가운데로 되돌아간 기분이 든답니다.
알알이 영양을 품은 초록 보석, 완두콩의 건강 효능
크고 단단한 꼬투리 속에 초록빛 영양을 가득 품은 이 콩은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릴 만큼 든든한 식품입니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소화가 잘되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적합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완두콩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뇌 활동을 돕고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어, 성장기 어린이와 중장년층 모두에게 유익하며,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피로 해소와 면역력 강화에도 좋습니다.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을 주어, 가족 모두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봄철 제철식품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제철을 알면 맛이 보인다 – 완두콩 고르는 법과 나오는 시기
완두콩은 일반적으로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며, 남쪽 지역인 전남 해남, 전북 고창, 제주, 남해 등지에서 많이 재배됩니다. 갓 수확한 완두콩은 꼬투리가 연두색을 띠며 통통하게 부풀어 있고, 손으로 만졌을 때 팡팡 튀는 듯한 탄력이 있습니다. 껍질에 반점이 생기거나 노르스름한 빛이 돌면 수확한 지 오래되었거나 맛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구매하는 것이 좋으며, 그 자리에서 살짝 열어보아 속 콩이 싱싱한 초록색을 띠고 있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보관에서 요리까지, 완두콩을 오래 즐기는 법
완두콩은 껍질째 냉장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신문지나 키친타월로 감싼 뒤 지퍼백에 넣으면 수분 증발을 막아 신선함을 며칠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더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살짝 데쳐서 냉동보관하는 것이 방법입니다. 끓는 물에 소금과 설탕을 약간 넣어 12분 데친 후 찬물에 바로 헹구고, 물기를 제거해 소분해 냉동하면 23개월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활용도는 다양합니다. 밥에 함께 넣어 지으면 완두콩밥, 우유와 함께 끓여 갈면 부드러운 수프, 으깬 완두콩으로 만든 스프레드는 샌드위치 속 재료로도 훌륭하지요. 계란찜, 죽, 이유식으로도 활용 가능하며, 새콤하게 무쳐내면 봄 입맛 돋우는 밑반찬으로도 훌륭합니다.
1. 완두콩밥 – 간장+참기름에 쓱쓱, 밥도둑의 정석
완두콩의 단맛과 고소함을 가장 간단하게 즐기는 방법은 역시 완두콩밥입니다. 밥에 소금, 간장과 참기름을 살짝 둘러 비벼 먹는 것이 포인트! 주의할 점은, 완두콩을 너무 오래 불리거나 밥솥 보온 상태로 오래 두면 껍질이 질겨질 수 있답니다.
2. 완두콩 수프 – 우유와 감자를 더한 봄빛 보양식
완두콩 수프는 입맛 없는 봄철, 속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포근한 메뉴입니다. 삶은 완두콩에 삶은 감자, 우유를 넣고 블렌더에 곱게 갈아 부드럽게 만든 뒤, 소금과 약간의 버터로 간을 맞추면 아이도 어른도 좋아하는 완두콩 수프가 완성됩니다. 이때 완두콩은 껍질째 쓰면 질감이 거칠 수 있습니다. 수프를 너무 오래 끓이면 우유가 분리되어 질감이 텁텁해질 수 있다느니, 중불에서 데우듯 끓이는 것이 좋습니다.
3. 완두콩 계란찜 – 색도 예쁘고 부드러운 봄의 찜요리
계란찜에 완두콩을 넣으면 노란 계란 속 초록 콩이 포인트처럼 살아나서 색감도 예쁘고 영양도 더해집니다. 계란물을 만들 때 찬물이나 육수를 섞어 부드럽게 풀고, 데친 완두콩을 살짝 섞어 중탕으로 익혀주면 됩니다. 전자레인지보다는 냄비 중탕이 식감이 훨씬 좋고, 뚜껑은 살짝 열어두는 게 좋습니다. 완두콩은 삶아서 넣는 것이 기본이지만, 너무 오래 익히면 색이 탁해지므로 마지막에 넣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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