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첫 번째 이야기에서 위장을 위한 저의 절박한 첫 시도를 말씀드렸죠. 코로나19 이후 3년 가까이 저를 괴롭혔던 극심한 속 쓰림과 소화 불량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신반의하며 마 섭취를 시작했던 그때를요. 그렇게 시작된 마와의 동행, 벌써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시점까지도 위장의 불편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무심코 찾아온 놀라운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1. 꾸준함 속의 반신반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8개월
올해도 동생은 어김없이 열매마를 심었습니다. 저는 동생의 정성과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열매마를 계속 먹기는 했죠. 시작한 지 벌써 8개월이나 되었지만, 아쉽게도 위장의 불편함은 여전히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반년 넘게 아침마다 마를 갈아 먹는 일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 절실함 하나로 매일 마를 갈고, 먹고, 또 마셨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겹다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가지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는다는 것, 그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는 또 다른 고통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조금 더 편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차라리 찌자!’ 하고 방식을 바꿨습니다. 쪄서 먹으니 훨씬 수월해졌어요. 갈지 않아도 되고, 부담도 덜하고, 손도 덜 가고요. 그런데도 가끔, 동생이 주었던 열매마를 볼 때면 속 깊은 곳에서 “또 먹어야 하나…” 하는 한탄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나와 마의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 여정 안에는 분명히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나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마가 저에게 속 쓰림이나 체기를 유발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입맛이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엔 늘 식사 전에 “이걸 먹고 속이 불편해지면 어쩌지?” 하고 망설였는데, 요즘은 그런 걱정이 훨씬 줄어들었거든요.

2. 무심히 찾아온 변화: “엄마, 과자를 먹고 있어?”
시골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동생이 작년에 수확한 열매마 한 박스를 고이 간직해두었다가 저에게 챙겨주었죠. 집에 돌아와 안방 베란다 한쪽에 조심스레 두고, 가끔 동생이 전화해서 “언니, 요즘 속은 어때?” 하고 물어오면 그때서야 꺼내 먹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먹다 말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말, 독립해 직장을 다니는 딸아이가 집에 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아 딸이 먹고 있던 과자를 저도 모르게 집어 먹고 있었죠. 딸아이가 놀란 듯 말하더군요.
“엄마! 웬일이야. 저녁 먹고는 아무것도 안 드시잖아? 그런데 과자를 먹고 있어?”
딸의 말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늘 저녁 이후엔 음식만 먹어도 소화 불량, 속 쓰림, 더부룩함 같은 증상으로 3년을 고생하곤 했는데…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러네? 아무 생각 없이 먹고 있었네…?” 딸의 한마디에 저는 제가 얼마나 변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제 위장이 조금씩 편안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위장 회복이 가져온 일상의 활력과 새로운 확신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지도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전에는 30분만 움직여도 두세 시간은 누워 있어야 했고, 음식 하나 만들면 기진맥진했어요. 그랬던 제가 일상생활의 절반 이상을 무리 없이 해내고 있잖아요! 몸이 가벼워지고, 누워 있는 시간이 줄자, 용기를 내어 요가 수업을 등록했어요.
일주일에 세 번, 꾸준히 요가를 다니고 있습니다. 다녀오면 몸은 개운하지만 피곤해서, 그날만큼은 집안일은 남편에게 살포시 넘기고 쉬는 날로 정했답니다. 마가 “편안한 위장 만들기”를 확실히 도와주고 있음을 몸소 느끼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겪으며 마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다가, 마가 위벽을 코팅해 속 쓰림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에 들어 있는 뮤신이라는 성분이 위 점막 보호에 탁월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생마 그대로 먹는 것이 마의 효능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도요.
예전엔 한두 번 먹고 포기했던 참마. 이제는 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고, 좀 더 진지하게 다시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무리하며: 기나긴 위장 전쟁의 끝을 향해
한때 코로나 후유증으로 중환자실에 한 달이나 있었던 저를 위해, 동생은 정성껏 열매마를 심었습니다. 그 마를 갈아 먹고, 쪄서 먹고, 속을 달래며 살아온 시간들 속에서 저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회복되어 가는 저 자신을 느꼈습니다.
올해도 동생은 어김없이 마를 심었지만, 바쁘게 지내느라 순을 제때 치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마는 열리지 않고, 텃밭은 어느새 푸른 숲처럼 우거졌답니다.
기나긴 위장과의 전쟁, 이제 정말 끝이 보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마와 함께 맞이한 완전한 위장 건강과, 그 비결에 대해 더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